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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한국사> 표절논란 문제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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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한국사와 한국사편지의 표절논란문제에 대하여.pdf


<용선생한국사>는 <한국사편지>를 표절했을까요?




1.

최근 어린이역사책의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두 출판사의 책이 표절시비로 뜨겁습니다. 2002년에

출간돼 3백만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 ‘책과함께’의 <한국사편지>측은 2015년에 완간돼

80만부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용선생한국사>를 ‘표절’이라며 소를 제기해 지난 8월말 언론에 보

도까지 되어있는 상황입니다. 사회평론에서는 이미 소송이 진행되어 법률적 판단을 구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가급적 언급을 자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언론보도 이후 독자들이나 출판계에서 문의

하는 경우가 많아서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2. 


<용선생 한국사>의 내용 중 대표적인 표절논란 문장으로 연합뉴스 한겨레 신문 등이 기사화한

문장입니다. 이 문장은 표절일까요? 아닐까요? 표현이 거의 유사해보입니다. 이른바 ‘문자적

 유사성’이 보이는 문장들이죠. ‘에이, 우연히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앞의 책이 먼저 나왔

는데 문장이 비슷하면 뒤의 책이 참조했겠지’하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이 느낌

으로 뒤의 문장이 앞의 문장을 표절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옳은 상식적 판단일까요? 일부 언론이

쓴 대로 “출판계 표절논란, 이번에는 아동역사서로?”라는 생각을 해야 하는 걸까요?



3.

법률적으로 ‘표절’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법적으로 정확한 표현은 ‘저작권침해’입니다. 타인이 그

만의 고유한 노력으로 창조해낸 독창적 표현을 허락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

러면 앞의 표절논란 문장 중 <용선생>의 문장은 <편지> 문장의 보호되어야 할 저작권을 침해한

것일까요? 

출판물은 법적으로 크게 ‘문예적 어문 저작물’과 ‘기능적 정보적 저작물’로 구분됩니다.소설이나

시는 ‘문예적 어문 저작물’에 속합니다. 저작권이 엄격하게 적용되죠. 문장 표현이나 티브의 창

작적 성격이 중요한 저작물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전달이나 설명을 중심으로 하는

능적 정보적 저작물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객관적 사실이나 역사사실 자체는 저작

의 보호대상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얘기죠.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왜군이 침략해 들어와서 국토가 크게 유린당했다. 왜군을 무찌

르는데 이순신 장군이 큰 활약을 했다”와 같은 사실들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역사사실입니다. 




4.

현재 법정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두 책은 모두 서점에서 어린이용 역사학습물로 분류됩니다. 학습

물은 전형적으로 ‘기능적 정보적 저작물’에 속하는 책이죠. 물론 기능적 저작물에 속한다고 해서

모든 문장을 베껴서 옮기는 것이 허용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용선생>과 <편지>는 10권의 책 전

체를 놓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몇 개의 문장을 놓고 그것이 표절인가 아닌가 하는 점

을 다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론이 표절논란의 문장으로 대비 제시한 두 개 문장의 기본적 성격

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살펴보면 될 것입니다. 그 문장들이 ‘문예적 저작’ 내용에

속한다고 보면 조금 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할 것이고 역사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기능적 저작물’

표현에 속한다고 보면 보호해야 할 저작권에 속한다고 보는 것 자체가 타당치 않다는 입장에

됩니다. 보호되어야할 저작권은 그 저자만의 독창적 표현이지 역사적 사실의 표현은 아니기 때

문입니다. 당연히 <용선생>측에서는 앞에 거론된 민며느리제에 대한 서술은 많은 역사서술에서

공유하고 있는 역사사실에 대한 사전적 설명으로써 <편지>에만 실려 있는 내용이 아니라는 입장

입니다. 실제로 민며느리제에 대한 모든 교과서나 참고서의 설명은 대동소이합니다. 네이버 사전

을 찾아보면 “여자가 남자 집에 미리 가서 살다가 결혼하는 제도. 여자 나이 10세 가량 되었을 때

약혼하고 신랑집에서 머물다가 성인이 되면 여자는 집으로 갔다가 다시 맞아들이는 제도이다”라

고 용선생 편지의 민며느리제 설명과 거의 유사한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누구나 역사사실을

명하다 보면 거의 유사한 문자적 표현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 것이죠.




5.  


서로 다른 두 교과서의 청동기 시대에 대한 서술입니다. 위의 두 문장은 앞서 문제로 거론한 <용선

생>과 <편지>의 문장들과 마찬가지로  문자적 유사성이 보여집니다. 그러나 이 두 출판사는

로 저작권 위반으로 싸우고 있지도 않고 다른 출판사와 분쟁을 겪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그 문장들이 ‘기능’하고자하는 내용, 전달하고자 하는 역사적 사실의 내용이 유사하기 때문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자적 유사성’을 이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문자적으로 유사하지 않

으면 오히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6.

그런데 문제가 되고 있는 두 개의 비교문장들은 실질적으로 같은 문장일까요? 사실은 더 근본적

으로 이 점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두 개의 문장은 실질적으로는 서로 다른 문장입니다.

<용선생>의 첫 번째 문장에서 고구려에 대한 서술은 책의 앞 절에서 이미 상세하게 서술했던

내용을 환기시키는 문장인데 반해 <편지>의 첫 문장은 처음 제시되는 내용입니다. 고구려라는

단어 자체가 처음 등장하는 것으로 설명 한 번 없었던 고구려를 거론하며 옥저와 비교하고 있습

니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결혼한 뒤에 집에 돌아갔다가 오는 것으로 서술해야 정확한 서술인데,

<편지>는 그 중요한 사실을 누락하고 있습니다. <용선생>이 ‘표절’이라면 어떻게 <편지>에는

있지도 않은 이런 정확하고 새로운 사실이 서술될 수 있었겠습니까. 




7.

편지는 용선생이 131곳에 이르는 광범한 표절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기능적 정보적 사실을

전달한 것이라고는 해도 위 문장 같은 유사성이 131곳에서 나타난다면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

지울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편지>가 주장하는 대부분의 ‘표절’ 문장은 상식적으로 이

해하기 힘든 것들입니다. 다음은 그 중 하나입니다.



<용선생>에 ‘지금’이라든가 ‘그래서’, ‘그러니’ 같은, <편지>에서 보이는 것과 유사한 어미나

속사가 있다는 사실까지도 표절의 근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8.

역사학습물이라고 해도 기계적으로 사실만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문자적 유사성’도

문제라는 주장도 <한국사편지>는 펴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용선생>이 자신들의 책과 비슷

한국사통사책이며, 목차나 순서가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편지>의 주장은 전

사실이 아닙니다. <편지>는 애초에 어린이 월간지에 주제별로 연재했던 글들을 묶어서 만든

책입니다. 글로 된 어린이 역사책이 적어서 통사책으로 사랑받아 왔지만 통사로서는 부족한 구성

이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위해 애초부터 통사로 기획한 책이 <용선생>이고 목차도 전혀 다릅니

다. 이 이른 바 ‘비문자적 유사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볼수록 <편지>와 <용선생>은 전혀 다른

책입니다. 실물을 보면 5권 대 10권, 만화캐릭터의 사용, 체험학습식, 교실의 토론수업방식 적용

등의 면에서 <편지>와는 전혀 다른 책임을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9.

역사학습물을 포함한 어린이 교양서는 보통 전문가들의 연구성과나 교육과정상의 내용을 어린이

들에게 알기 쉽게 해설하고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책들입니다. 여기서 사실과 정보는 그 사회의

연구, 교육 역량이 생산하고 발굴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누구나 공유하는 것입니다. 어린이책의

저자들은 이 지식을 충실히 학습하고 숙지하여 그 독자 대상과 상황에 맞게 저자들 나름대로

고유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그 해설하고 전달하는 저술 작업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그 경쟁과정

에서 독자들을 위한 더 좋은 책, 제품이 생산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거기에 어린이책

저자나 편집자의 고유한 역할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편지>처럼 갑자기 사실, 정보

자체를 자신만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책들의 유사한 내용을 ‘표절’이라고 주장한다면 좋은

책을 만들어 내는 경쟁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용선생>은

이런 불필요한 다툼이 빨리 중지되고 우리 어린이들을 위한 더 좋은 책을 만드는 건전한 경쟁이

벌어지기를 바랍니다.




10.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편지>가 <용선생>이 표절했다고 주장하면서 신의 고유한 표현

들이라고 주장하는 131곳의 서술은 131 곳 모두 선행하는 도서들에 ‘문자적으로 유사한’ 내용들이

실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편지>가 그 책들을 ‘표절’한 증거가 되는 것일까요? 우리는 어린

역사학습물을 만드는 작업이 바로 그런 선행 성과 위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

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지>의 저자 박은봉씨 자신이 <편지>에 쓴 내용에 대해서 “역사

대중화 작업”이며 “학계에서는 이미 공유하고 있는 연구성과들을 일반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전달”하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학교도서관 저널> 2013년 7,8월호 인터뷰)

그래서 <용선생>은 600권에 가까운 도서를 참고도서로 목록을 실어놓았습니다. 여기에 당연히

<한국사편지>도 기표되어 있습니다. 이 책들 그리고 여기 거론되지 않은 선행 자료들을 참고하는

작업 없이는 누구라도 어린이 책을 쓸 수 없을 것입니다. 어린이 책의 특성상 학술 도서에서와 같

은 철저한 인용이나 주석 표기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편지>의 주장대로라면 <용선생>은 <편지>

뿐만 아니라 다른 역사도서들도 무수하게 표절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저작권

에 민감한 <편지>의 저자는 자신의 책에 단 한권의 참고도서 목록도 싣고 있지 않습니다. 단 한권

의 선행역사도서들도 참조하지 않은 완전한 문예적 창작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이해

하기 힘든 일입니다.





11.

사태가 이렇게 소송까지 번지게 된 점에 대해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희 역시 그렇습니다.

학술논문에서처럼 자신들의 책을 인용하고도 인용을 밝히지 않은 부분을 지적한다든가 자신들의 표

현과 지나치게 유사해서 자신들이 손해를 입고 있으니 그 부분을 밝히고 수정하라든가 하는 것이었

다면, 설사 그 분들의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서로 간에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그 요구를 수용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편지>측의 요구는 <용선생>이 자신들의 책을 표절했으

니 판매를 중지하고 손해를 배상하고 사과하라는 요구였습니다. 서로 간에 생각이 다를 때 할 수 있

는 방법이 법적 전문가의 판단을 구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 과정에 있습니다. 물론 <용선

생>의 현재 판단이 법원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출판과 저작물의

발전을 위한 상식적 판단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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